엘리베이터에 5명의 남자, 4명의 여자가 타고 있었습니다.
수상한 냄새… 소리도 없는 그 냄새…
지린(?) 상황이었다면 시큼한 냄새였겠지만 이 계란 썩은 냄새는 분명 순도 높은 방구가 분명합니다. 과연 누구일까요?
방귀의 구성 요소는 음식을 섭취할 때 음식과 같이 들어오는 공기 (산소/질소), 그리고 호흡을 통해 만들어지는 이산화탄소 (CO2), 소화액과 음식이 화학반응을 통해 만들어지는 황화가스 및 암모니아화합물, 기타 다양한 방향족 가스화합물 (스카톨, 인돌) 등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장내미생물이 음식찌꺼기를 먹고 만들어낸 다양한 가스 (수소, 메탄) 등이 추가됩니다.
수소와 메탄가스를 생화학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은 이미 수십여종의 박테리아를 확보하였으며,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클로스트리디움, 엔테로박터, 크렙시엘라 등 많은 사람들의 장에 있는 균에서 수소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 외에 메탄가스를 만드는 균 역시 수십여 종 이상이 존재하며 소가 배출하는 매탄가스는 지구의 오존층을 위협할 만큼 엄청난 양입니다.
뱃속에서 수소와 메탄가스가 가득 찬다면 그야말로 시한폭탄과 같은 상태이므로 방귀는 가급적 안참는 쪽이 건강에 이롭습니다.
방구의 냄새를 만드는 성분은 주로 스키톨과 인돌이라고 하는 방향족 Gas인데 먼저 스키톨의 분자식을 보면 두 개의 벤젠고리에 메틸기가 붙어 있으며 이 것을 떼어내고 아미노기가 붙으면 포도향을 만들어내는 향수가 됩니다(!), 또한 구수한 방구 냄새를 만드는 인돌의 경우는 딸기향 또는 장미향과 분자 구조가 유사하며 심지어 일부 향수의 원료가 되기도 합니다.
향유고래의 변 역시 중요한 향수재료가 된다고 하니 방귀와 향수는 한끗 차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똥의 냄새와 방귀냄새의 차이는 똥에는 다양한 산이 포함되어 시큼한 냄새가 나는데에 있습니다.
그리고 공기의 비율이 높은 경우 자주 뀌지만 냄새는 독하지 않으며, 공기의 비율이 낮고 육류 섭취비율이 높은 경우에는 암모니아 생성비율이 높아져서 냄새가 아주 독해집니다. 특히 황화수소는 유독성 있는 가스이며 예전 푸세식(?) 화장실이나 정화조에서 질식, 사망에 이르게 했던 독한 가스입니다.
음식을 급하게 먹는 남자들은 상대적으로 공기흡입량이 많아 대부분의 방귀 성분에 공기가 많습니다. 또한 배변주기가 짧은 편으로 냄새가 덜 합니다.
반면 고기를 좋아하는 여성은 공기흡입량이 적어 방귀의 순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더 독한 냄새가 납니다. 어제 먹은 음식이 단백질이 풍부한 치즈와 스테이크라면 더욱…
그렇다면 아까 엘리베이터의 범인은 그놈일까요 그녀일까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이런 상황에서 그리 유난히 호들갑 떨지 않는 참 점잖은 민족입니다. 알지만 모른 척 각자의 사무실로 들어갈 것이며 아침 회의시간에 방귀 얘기로 한바탕 웃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방귀의 유익한 기능일까요?